약을 복용할 때 ‘이렇게 먹어도 괜찮을까?’ 하고 걱정되거나 헷갈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사실 약은 처방된 방법대로 정확히 복용해야만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불필요한 부작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복용 자세, 물의 양, 복용 시간, 음식이나 음료와의 관계 등은 모두 약효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약은 성분만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복용하느냐에 따라 체내에서 흡수되는 속도와 정도가 달라집니다. 식후 복용으로 지정된 약을 공복에 먹으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반대로 공복 복용이 필요한 약을 식후에 먹으면 약효가 늦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물 대신 주스나 차와 함께 복용하면 성분의 작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결국 복용법을 지키는 것이 약을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약을 삼킬 때는 앉은 자세에서 등을 곧게 펴고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운 상태에서 먹으면 약이 식도에 걸려 염증을 일으키거나 잘못하면 기도로 들어갈 위험이 있습니다. 누워 지내는 환자라면 상체를 최대한 세워서 복용해야 합니다. 또 물은 반드시 충분히 마셔야 합니다. 물이 부족하면 약이 식도에 달라붙어 상처나 염증을 만들 수 있으며 흡수도 불안정해집니다. 보통 물 한 컵(150~200ml) 정도가 권장됩니다.
약을 임의로 쪼개거나 갈아 먹는 것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장에서만 녹도록 설계된 장용정, 천천히 약효가 나오도록 만든 서방정, 캡슐제 등은 원래 형태 그대로 복용해야만 제대로 작용합니다. 이를 깨뜨리면 약효가 약해지거나 반대로 한꺼번에 흡수돼 부작용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만약 약을 삼키기 힘들어 변경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약사나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복용 시간 역시 중요합니다. ‘식전’은 보통 식사 30분 전, ‘식후’는 식사 후 30분 이내, ‘식간’은 식사 2시간 뒤를 뜻합니다. 골다공증 치료제처럼 공복에 먹어야 흡수가 잘되는 약이 있는 반면 위약이나 소화효소제처럼 음식과 함께 먹을 때 효과가 안정되는 약도 있습니다. 따라서 정해진 시간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로 이어집니다.
약은 기본적으로 ‘물’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은 약 성분과 반응하지 않아 흡수와 작용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반대로 자몽 주스는 혈압약 등의 분해를 억제해 약효가 지나치게 강해질 수 있고 녹차는 철분제의 흡수를 방해합니다. 커피나 홍차는 일부 천식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신경 자극 작용이 강해질 수 있으며 술은 감기약·수면제와 함께 복용하면 졸림,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누구나 약을 깜빡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가능한 빨리 1회분을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다음 복용 시간이 가깝다면 2번치를 한꺼번에 먹지 말고 건너뛰어야 합니다. 두 배로 먹으면 부작용 위험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특수 약물은 예외가 있으므로 애매할 땐 반드시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러 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할 때는 대부분 문제가 없지만 일부 조합은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산제는 특정 항생제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복용법이 헷갈릴 때는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국 약은 정해진 용량과 시간, 물의 양을 지켜 복용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부작용도 최소화됩니다. 복용 자세, 음료와 음식의 상호작용, 복용 시기 같은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는 훨씬 좋아질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헷갈리거나 불안하다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약사에게 바로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