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대의 늘어남과 강화방법
우리가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근육뿐 아니라 관절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근육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단순한 움직임만 할 수 있지만 여러 방향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관절 덕분입니다. 관절은 뼈와 뼈를 연결하는 인대가 있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근육이 만든 힘을 뼈가 지탱해 움직임이 만들어집니다. 즉 근육·뼈뿐 아니라 인대, 힘줄, 연골 같은 결합조직이 정교하게 협력해야 우리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인대는 주로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고 매우 단단하며 잘 늘어나지 않는 성질을 가집니다. 그런데 근육과 달리 세포의 비율이 매우 적고 혈액 공급도 제한적이라 산소나 영양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손상되면 회복이 더딘 특징이 있습니다. 근육은 손상 시 혈류를 통해 회복 신호와 영양을 빠르게 받지만 인대에는 그런 “통로”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을 헛디뎌 인대가 손상되면 흔히 말하는 ‘삐었다(염좌)’라는 상태가 되는데 이는 근육 손상보다 훨씬 회복이 어렵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인대도 자가 회복력이 있다고 하지만 파열될 경우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또한 인대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약해집니다. 인대는 강도를 담당하는 콜라겐과 유연성을 담당하는 엘라스틴이 함께 존재하는데, 이 두 성분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합니다. 그 결과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무릎 같은 부위에 통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는 노인뿐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데 예를 들자면 골절로 오랫동안 깁스를 하게 되면 인대는 굳어지고 기능이 떨어집니다.
다행히 인대는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과거 연구들에 따르면 동물에게 달리기를 시켰을 때 무릎 인대가 변화한다는 결과가 있었고 또 근육이 발달하려면 그것을 지탱하는 인대와 힘줄도 함께 강해져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즉 근육이 반복적으로 당기는 힘에 대응하면서 인대도 점차 단단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을 쓰는 것이 인대를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스트레칭 같은 유연성 운동도 인대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영양 측면에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콜라겐이나 엘라스틴을 보충제로 섭취하면 관절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한 일본 연구에서는 가다랑어 유래 엘라스틴 섭취가 무릎 통증 완화와 활동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는 아직 의학적 효과로 확정되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운동은 단순히 근육과 뼈만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인대까지 튼튼하게 합니다. 특히 근육이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인대를 자극할 때 인대는 더욱 강해집니다. 따라서 걷기, 가벼운 근력 운동, 스트레칭 등은 인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나이가 들어 인대가 약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꾸준히 운동한다면 충분히 기능을 유지하고 관절 통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